오라클(Oracle) 주가 급등, 왜 월스트리트는 이 기술 대기업에 주목하는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에 대한 강력한 전망으로 주가가 급등한 오라클. 이는 단순한 호재를 넘어 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급성장하는 AI 인프라 수요 속에서 오라클의 경쟁력과 향후 과제를 분석합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과 전망

오라클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에 대해 매우 강력한 성장 전망을 제시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회사는 해당 부문의 매출이 올해 회계 연도에 77%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기존 예측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이러한 전망은 단순한 기대가 아닌, 실제로 최근 90일 동안 체결된 대규모 계약들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Jackson Ader, KeyBanc Capital Markets의 애널리는 "지난 분기 동안 체결된 계약 규모는 과거 4개 전체 회계 연도 동안 체결된 비즈니스 총량의 10%에 해당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라며, "오라클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소프트웨어 벤더에서도 보기 드문 대형 계약 성사"라고 강조했습니다.

AI 열풍이 가져온 기회

이러한 오라클의 급성장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열풍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Honor, Bloomberg Intelligence 애널리는 "많은 기업들이 AI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기에는 자본과 기술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이들은 대규모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도움을 필요로 하며, 오라클이 바로 그러한 수요를 잡아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오라클은 고성능 GPU(Graphics Processing Unit)와 베어메탈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여 고객사가 자체 AI 모델을 훈련시키거나 AI 애플리케이션을 호스팅할 수 있는 인프라를 임대하는 사업에서 큰 트랙션을 얻고 있습니다.

기존 강자들과 차별화된 오라클의 전략

Amazon Web Services(AWS), Microsoft Azure, Google Cloud Platform(GCP) 등이 선점한 클라우드 시장에서 오라클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두 가지 주요 요인을 꼽습니다.

첫 번째는 성능(Performance)에 대한 집착입니다. Jackson Ader는 "클라우드에서의 성능은 곧 속도와 직결되며, 더 빠른 속도는 더 낮은 비용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라클의 공동 창립자 Larry Ellison은 경쟁사 대비 두 배 빠른 처리 속도를 자랑하며, 이는 결과적으로 동일 작업 수행 시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강력한 경쟁 우위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후발주자'의 유리함입니다. Oracle Cloud Infrastructure(OCI)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사업입니다. 따라서 기존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기존의 CPU 기반 '클라우드 1.0' 인프라에 대한 유지보수 부담을 안고 있는 반면, 오라클은 처음부터 AI와 GPU 컴퓨팅에 최적화된 최신 인프라에 전면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췄습니다.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과 도전 과제

오라클의 미래는 밝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습니다. 회사는 향후 수년간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180억 달러에서 144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야심찬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수치에 대해 Honor는 "OpenAI와 같은 선두 기업들의 지출 수준이 지속된다면 가능성은 있지만,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 페이스가 현재와 같이 유지될지가 불확실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데이터 센터 확장과 Nvidia GPU 공급 확보의 경쟁입니다. 엄청난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 투자를 통한 급속한 인프라 확장이 필수적이며, 이는 치열한 GPU 확보 경쟁과도 직결됩니다.

또한, 오라클은 Microsoft와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자이자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공급자라는 이중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AI가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시장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애플리케이션 사업 부문에 대한 위협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오라클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에 AI 에이전트를 내장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 사업이 상호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전략으로 이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시사점: 새로운 클라우드 경쟁의 서막

오라클의 부상은 클라우드 시장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멀티클라우드와 소버린 클라우드(국가별 맞춤형 클라우드)에 대한 오라클의 집중은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단위로 AI 인프라를 제공하는 능력은 다른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오라클의 급등은 단순한 주가 변동을 넘어 AI 시대를 맞아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의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엄청난 자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확장 경쟁과 GPU 확보 전쟁은 향후 몇 년간 클라우드 업계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